[주의] 2008년 10월 16일 썼던 글 복원함
연일 세계적 금융위기와 정부의 경제실정과 부자 정책으로 인한 절망이 서민들을 울리고 있다.
더군다나 국내에선 공무원들의 불법 "쌀 직불금" 수령 문제로 이미 오래 전에 정부에 대한 실망과 좌절에 낙인을 찍고 있다.
중산층, 서민, 그리고 농민에 이르는 대부분의 국민들을 절망과 좌절의 구렁텅이로 내몰고 있는 겪이다.
그리고 지금의 난 이런 혼돈과 좌절 속에 또 하나의 절망을 안고 있다.
그 유명한 'IMF 학번'이기 때문이다. 이른바 90~94학번. 1998~1999년 대학을 졸업하던 무렵 단어도 몰랐던 'IMF'가 터지면서 취업줄이 잘리고 청년실업이란 단어가 생기기도 하였다.
결국 우리들은 청년실업 1세대란 불명예를 안고 지금까지 버티고 버티고 또 버티며 살아왔다.
특히, 94학번 세대들에겐 대학을 입학하는 시점부터 골치아픈 세대로 타고 났었다.
처음으로 '대학수학능력시험'이라는 교육제도 개편의 첫 시험대에 올랐었는데, 웃기지도 않게 두 번에 걸친 시험을 치루어야 했다. 이에 더해 변별력도 없게 두 성적중 좋은 성적으로 대학을 지원하는 웃지도 못할 제도에 휘말려야만 했다.
어쩌면 불운의 시작이었다고 해야 하나? 기존의 제도와는 다른 평가로 치룬 시험의 결과는 제수를 한 학생들이 더 좋은 점수를 받게 된 것으로 결론이 났었다. 엉뚱하게도 우린 '대학수학능력시험'의 첫 마루타였던 것이다. 그것도 한 해에 두번이나 죽어가면서...
이것이 시작이었을까? 어렵게 어렵게 대학을 들어갔더니 세상이 급변하는 중이었다. 운동권 세대라 할 수 있는 이전 세대와는 달리 X세대라 불리워지면서 선배들에게도 인정받지 못하고, 후배들과는 또 다른 세대를 살아가는 어쩡쩡한 시대를 살았었다.
또 하나의 사회적 변화는 IT가 급물살을 타고 성장하는 차에 대부분의 남자들은 군대를 다녀왔었고 시대의 분위기, 언어, 문화가 완전히 바뀌어 있었다. OS만을 두고 이야기하면 DOS 시대에서 윈도우 시대로 완전히 세상은 바뀌어 있었다.
이래저래 어렵게 사회에 적응하며 미래에 대한 희망을 그려보곤 했지만 취업시즌을 얼마 앞두지 않은 때에 이전엔 들어보지도 못한 'IMF'가 터져버렸고 대부분의 사람들은 취업문이 막히게 되었다.
그리고 많은 부모들이 조기퇴사의 거친 폭풍을 만났었고 이로 인해 중산층의 급격한 쇠락을 눈과 피부로 느끼며 20대를 살아갔다.
나 역시 장학금을 타지 않고서는 학교를 다니기 어려웠었고, 장학금을 타지 못한 학기에는 빌렸던 돈도 있었다. 다행히 학자금 대출이 아니라 친척에게 버렸던 돈이라 졸업후 취업하고 천천히 갚을 수 있었다. 하지만 많은 동시대의 사람들이 거의 처음으로 학자금 대출을 받은 사람이 많았다. 결국 그들은 취업부터 마이너스 인생을 살고 있었다. 지금도 내 주위엔 학지금 대출을 갚아가고 있는 후배가 있다.
그리고 정말로 주위의 내 친구들 중에는 아버지의 어려움으로 인해 줄지에 취업도 하기 전에 신용불량자로 전락한 친구들도 있었다.
그래도 한 가닥 희망이 있었다. 바로 벤처붐! 특히 IT 계열의 학과를 나온 사람들은 그런대로 국가에서 지원하는 많은 정책 덕분에 취업을 쉽게 할 수 있었다.
하지만 내가 졸업을 하려고 하니 벤처의 끝자락! 아니 이미 거품이었다는 것을 증명이라고 하듯이 커다란 풍선에서 공기가 빠지듯 희망도 커지고 말았다.
실제 학원 몇 달만 다녀도 취업이 되곤 했던 2000~2001년과 2002년은 판이하게 차이가 났다. 연봉에서도 거품이 빠졌으니 할 말이 없을 정도였다.
그 어려움을 뚫고서라도 취업을 한 사람들이 있는 반면 청년창업으로 내몰린 사람들도 많다. 다행히 성공한 사람들은 주위의 칭찬을 듣지만 그렇치 않은 사람들은 신용불량자, 실업자로 전락하고 만다.
그래도 난 한 벤처에 6년이 넘는 시간을 보내고 있다. 그리고 많은 우리 학번의 동지(?)들도 힘겹게 20후반과 30대 초반을 시대와 함께 보냈을 것이다.
대부분 결혼도 하게 되어 아이가 있을 수도 있고, 난 벌써 아들이 둘이다.
직장에서도 어느 정도 인정 받을 수 있는 위치가 되어가고, 능력에 따라서 집도 장만한 사람도 있을 것이다.
대부분 80학번 세대와는 또 다른 고충을 지닌 채 시대의 사생아처럼 젊은 시대를 보냈다.
이미 아이는 둘이고 전세를 면하지도 못한 채 박봉에 가까운 연봉으로 지금 살아가고 있다.
미래에 대한 희망을 걸어보고 싶지만 사회, 정치, 세계 도처에서 버림받은 세대를 살고 있는 느낌이 더 강하다.
아직 버젓한 직장도 있고 기술도 있지만 불안한 것은 여전하다.
좀처럼 나아질 거 같지 않은 국내 위정자들의 어리석은 실정, 벌써 제 2의 IMF라고 사회에선 말하고 있지만 넘어서고 버텨낼거 같지 않은 국내 경제상황, 미국 경제위기의 칼바람에 속절없이 털고 있다.
지금 이 속에 94학번의 한 사람이 서 있다. 그리고 지금 난 내 스스로와 사람들에게 무엇을 말할 수 있을까? 그리고 무엇을 말하면 조금이나마 위안이 될 수 있을까? 그리고 작은 불씨같은 희망을 말할 수 있을까? 아직은 이 질문에 대한 답변을 찾을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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